밑바닥의 지지율에서 헤매던 기시다 총리가 물러나고 같은 당의 이시바 시게루가 자민당의 총재에 당선되며 일본의 신임 총리에 취임했다.
혼란 속의 국제 정세와 한일관계 속에 일본 총리에 오른 이시바 시게루의 약력 및 정치성향, 평가 등 미오저모를 살펴본다.
首相官邸 (PMO),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일본 새 총리 이시바 시게루,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과?, 자위대 및 위안부 발언 등 약력과 정치 성향
이시바 시게루, 새로운 일본 총리 취임
2024.09.27 일본의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 선출
1차 투표에서 9명의 후보 중 1위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 2위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차지했고,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3위로 탈락했다.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자민당 새 총재로 선출되었고, 집권당의 총재가 일본 총리에 오르는 일본의 내각제에 따라 이시바 시게루 총재는 10월 1일 임시국회에서 신임총리로 정식 선출된다.
2024. 10.01,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취임
이시바 시게루는 10월 1일 열린 임시국회의 102대 내각총리대신 지명선거에서, 중의원과 참의원 투표 모두 과반을 넘겨 일본의 새 총리에 취임하였다.
이시바 시게루의 약력
1957년생으로 67세인 이시바 시게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치에 입문해, 29세에 돗토리현에서 최연소 중의원에 당선된 후 약 40여 년간 쉬지 않고 중의원에 당선되어 왔다.
아베 내각이 들어서며 간사장을 맡았지만 오랜 기간 아베의 라이벌로 대립각을 세워왔고, 5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자민당의 총재가 되며 일본의 총리에 취임했다.
1957년 2월 4일 돗토리현 출생
게이오기주쿠고교 졸업
1979 게이오기주쿠대학 법학부를 졸업
1981년 정계입문
1979 ~ 1983년 미쓰이은행 (현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근무
1986 돗토리현 중의원(일본의 하원) 당선
1990, 1993, 1996, 2000, 2003, 2005, 2009, 2012, 2014, 2017, 2021, 2024 연속 중의원.
2002년 방위청 장관
2007년 방위상
2008년 농림수산상
2009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2012년 자민당 간사장 (아베 총재)
2014년 지방창생상 (아베 내각)
2024년 자민장 총재,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정치 성향
일본 극우의 모습
일본 자민당 내에서는 온건파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극우화된 자민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보일순 있어도 이시바 시게루의 그동안의 발언과 주장들은 일본 주류 우익들의 주장과 유사하다.
- 일본의 보통국가화에 찬성
- 자위대 해외 파병에 적극적.
- 징병제 옹호 발언.
- 북중러에 대응하기 위한 아시아판 나토를 결성 주장.
- 일본의 핵무기 도입 주장.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단체 '일본회의' 소속.
* 일본의 극우단체 '일본회의'
전통의 국민성을 수호하기 위해 부부별성제도를 반대, 국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자위대의 역할 확대해야 한다, 자학사관과 반일 사관으로 얼룩진 교육을 혁파해야 한다 등의 논조를 가진 일본의 극우 단체다.
전향적인 모습
- '보통국가화의 조건'은 한국, 중국, 러시아, 아세안, 미국 등 주변국들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인정.
- 자위대 해외 파병은 어디까지나 사람들을 도우러 가는 것이지 싸우러 가는 것이 아니며, 싸움을 도우러 가는 것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
- 징병제는 정치적 가치는 있지만 현대전의 특성상 징병제보다는 현재의 모병제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 태평양 전쟁은 침략 전쟁이며 대동아 공영권은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하는 발언을 했다.
-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고 있다. 젊었을 때는 참배했지만, A급 전범들이 합사 된 걸 알고는 참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범들의 분사가 이루어지면 그때 참배를 가려한다고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1978년 A급 전범들이 합사 되었다.)
친한파 이시바 ?
한일 간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 일반적인 일본 자민당 정치인들보다 전향적으로 일부 언론에서는 친한파 의원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 2019년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대해, 일본이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는 것이 문제의 근본이라는 지적을 했다.
- 2019년 10월 한 강연회에서 '창씨개명'을 언급하며 한국의 입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일관계에 대해 역지사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
- 2017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마땅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과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7.5.23, 동아일보, 이시바 시게루 “日, 한국 납득할 때까지 위안부 사죄해야 마땅”
동아일보: 위안부 갈등 등으로 한일 관계가 어렵다.
이시바 시게루: “참 어려운 문제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내에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인간의 존엄, 특히 여성의 존엄을 침해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사죄해야 마땅하다.
다만 여러 차례 역대 총리, 일왕까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선 좌절감도 크다. 그럼에도 납득을 얻을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7.5.24, 산케이 신문의 기사
이시바 씨가 한일 합의에 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이시바 씨는 24일 산케이신문 취재에 사과라는 말은 일절 쓰지 않았다. 서로가 납득할 때까지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단지, 항의는 하지 않을 의향이라고 한다.
2021. 11월,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요약
- '한일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대로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 일본인은 한국 역사를 깊이 공부하고, 한국인들의 사고 근간에 무엇이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 일제강점기 시기에 일본이 대한제국 궁전이 있는 곳에 조선총독부를 설치해 한국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렸고, 독립 국가였던 대한제국을 합병해 국가를 빼앗았다.
- 양국이 양호한 관계가 되는 게 지역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용기 있게 말한다.
일본 총리보다 국내가 더 문제다
이른 나이에 중의원에 당선되어 40여 년의 쉼 없는 정치 생활을 이어 온 이시바는, 일본 극우를 대변하여 총리직을 수행했던 아베의 라이벌이었다는 면면으로 상대적으로 온건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극우단체 회원 이력과 그동안의 발언들을 볼 때 그의 인식이 일본 총리가 되어서도 한국에 우호적이고 전향적이라 예측하기 만은 힘들어 보인다. 자위대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이시바 시게루의 입장은 최근의 국제 정세와 한미일의 관계설정에서 위험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당장 한국과 일본을 자신들의 확고한 영향력 아래에서 컨트롤하기 바라는 미국의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밀하고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현재의 윤석열 정부는 동화 같은 동맹 타령 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국의 이익과 위상을 위해 아무런 외교적 전략도 보이지 않는 현 정부의 저자세 외교, 거기에 친일을 넘어 숭일, 종일의 자세를 보이는 뉴라이트들의 난장판이 벌어지는 지금,
일본의 새로운 총리 이시바 시게루의 등장은 앞으로의 한일 관계에 어떤 변곡점이 될 것인가.
* 이 와중에 국방부는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일시적으로 진입하는 것은 국회의 동의 사항이 아니라는 판단을 자의적으로 하고 자빠졌다.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2항에는, 선전포고나 국군의 외국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의 주류(일정한 곳에 주재하여 머무름)는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있다.
국방부는 자위대의 일시적인 진입은 주류에 해당하지 않아서 국회의 동의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헌법학자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방부가 그런 유권해석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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