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as Lekevicius,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그래서 '공정한 수능 기조'는 무엇인가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교육문제 사회문제 경제문제 역사문제 등 자신의 소신을 갖고 그에 대해 언급하는 건 당연히 뭐라 할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발언에 문제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인식과 탐구, 왜 문제가 쉽게 해결 해지 않고 있었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 대입 수능시험의 문제가 무 자르듯 간단한 문제였다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왜 모두가 만족하는 해결책이 안 나왔단 말인가.
그만큼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끄러우면서도 조금씩 나은 방법을 모색하고 입장의 차이를 줄여 나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기도 하다.
당연히 사교육의 여러 파생적인 문제 해결책은 모색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능을 5달 앞둔, 어쨌든 학생이나 학부모나 힘든 루틴 속에서 현재의 대입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에, 사교육 카르텔이 어쩌니 공정한 변별력이 어쩌니 전혀 각계의 논의가 안된듯한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지 어이가 없을 뿐이다.
왜 현재 사용하는 교과서들에서 지문이 안 나오는지, 왜 까다로운 변별력 문제가 나오게 되었는지 생각이란 걸 해보고, 교육 현장의 여러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고, 치열한 내부 토론이라도 해보고 한 소린지 의아하다.
이런 시점에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저런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이 교육 현장과 학생 학부모들에게 어떤 혼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는 이가 하나도 없고, 아니면 생각을 하면서도 나서서 조언하는 사람이 주변에 하나도 없다는 말인가.
"공교육이 아닌 범위에서의 수능 출제를 배제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부 대학입시 담당 국장이 이날 전격 경질됐다"
"교육부는 총리실과 함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대통령 지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수능 난이도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던져놓고 해명하고의 무한 루프
쏟아지는 이 정부의 온갖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공정한 수능 기조를 어긴 모의고사에 대한 책임으로 담당 국장을 경질한 거고, 공정한 수능기조에 의심이 들어 교육과정평가원을 감사한다는 거고, 그런데 하여간 대통령이 수능 난이도에 대해 언급한 건 절대 아니라고 하고.
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그 공정한 수능기조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말을 못 한다. 수능 5달 앞둔 이 시점에서 지친 학생들 잠시 쉬어가라고 알쏭달쏭 퀴즈를 한번 내본 것인가.
자주 보던 모습대로 대통령이란 자가 내뱉고, 대통령실이 그건 아니라고 수정하고, 대변인이 해명하고 첨언하고, 던져놓고 문제 생기면 정확하게 어떤 건지는 말 못 하면서 일단 그건 아니라고 둘러대고... 말한 이나 해명하는 이나 명확한 건 아무도 모르는 눈치다.
대체 한두 번이 아닌 이런 모습을, 같은 한글을 사용하는 국민들이 왜 매번, 그마저 이해도 잘 안 되는 해석본을 늘어진 테이프 공회전하듯 무한반복으로 들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우려스러울 뿐이다.
그나마 한 가지 명확한 건 이 정부가 사용하는 '공정'의 뜻이, 이 나이 먹도록 내가 알고 있는 '공정'과 다른 것은 확실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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