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형태의 원자력 발전소 원자로 격납용기 설계에 참여했던, 일본의 공학박사 고토 마사시는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과 원전 자체의 위험성까지 거론하며 일본 정부의 비도덕적 행위를 성토했다.
더불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방법 외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https://v.daum.net/v/20230608202856066
국가란 무엇인가, 태도가 본질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원전 폭발사고
IAEA Imagebank,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의 원전폭발사고는 원전이 노후화해서 생긴 사고가 아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체르노빌 원전이 안전하다는 걸 입증하려 실험을 하다 생긴 사고였다.
원전이 비상시에 정지하고 냉각펌프가 작동하는 전력이 제때 공급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고, 실험을 위해 원자로의 발전 출력을 낮추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며 복합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났고 짧은 시간 안에 원자로 냉각을 하지 못하는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의 원전의 폭발사고도 근본 원인은 유사하다. 지진과 쓰나미로 원자로가 자동 셧다운되고 작동되어야 할 변전설비마저 침수되며, 원자로를 냉각시킬 냉각수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며 엄청난 고온 고압으로 폭발이 일어났고 방사능이 유출되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모두 이런저런 위험을 가정한 대비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 흔히들 비행기가 자동차 등의 사고 확률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한다. 원전 전문가들이나 학자들이 안전한 설계, 관리를 말하며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지만, 사고는 그 예상한 가정치와 한계치를 넘어서는 단순하면서도 복합적인 문제로 발생하고, 그 발생확률이 낮은 사고가 터질 시엔 대형참사로 이어진다.
체르노빌 사고와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지 37년, 11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방사능 폐기물 처리의 완전한 방법을 못 찾고 있다. 결국 소련이 붕괴되는 발단을 가져온 천문학적 사고처리 비용이 들어가고, 지금보다 훨씬 경직된 공산국가의 분위기 속에서 수십만 명이 방사능 폐기물 처리에 동원되었지만 완벽한 복구는 요원한 상태다.
국가란 무엇인가
체르노빌 사고 후 소련정부는 사실을 숨기다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을 뒤덮은 방사능 낙진 피해국들의 항의에 결국 사실을 공표했다. 피해를 축소하고 책임을 현장관리자에게 전가하며 위기를 벗어나려던 어리석은 행태는 결국 소련의 정치적 실패를 가져왔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현실적이며 중대한 물음은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늘 계속된다.
설사 시간이 지난 뒤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축적된 정확한 데이터가 없는 초유의 질병과 사고의 위험성과 불안감에, 정부는 국민의 안전에 최대의 가정을 상정하고 조치하는 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다.
만약의 상황을 가정해 안전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고 국민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대처를 주문해야 함에도, 근거도 미약한 일방적인 주장을 내세워 당장의 혼란만 대충 넘어가길 바라는 모습은, 도대체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의심케 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다.
태도가 본질이다
독도 문제, 강제징용 배상금, 위안부 피해자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롯 일련의 상황에 대응하는 자칭 보수라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모습은, 보수의 의미가 무엇인지 의아함을 증폭시키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10리터를 마셔도 문제없다는 기본적인 학자의 자세를 망각한 사람을 데려다 보란 듯이 세미나를 벌이고, 애국을 호객행위 마냥 떠벌이면서도 정작 위안부 문제나 독도 문제에 자국이 아닌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며, 징용 배상금을 어느 돈이든 받으면 해결되는거 아니냐는 식의 논리는 진정한 보수라면 부끄러워해야 할 모습이다.
국민 70%의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과거를 잊자'는 뜬구름 잡기 식의 공허한 외침과 일방적인 의사결정은, 보수니 진보니 의미 없는 논쟁과 세불리기의 편 가르기가, 다수를 이롭게 하기 위해 나선 '정치'의 본질이 아님을 너무도 쉽게 망각하는 듯하다. 아예 모르고 있던가.
자신만의 고난으로 뛰어난 성취를 이루든, 엄청난 부를 축적하든, 남을 이용해 약삭빠르게 살든 저마다 제각각의 사정과 모습으로 유한한 일생을 살아간다. 최선의 가치가 무엇인지 규정하기도 힘들고 강요할 수도 없음은, 사람으로 몇 년만 살아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다양하고 복잡한 공동체 사회의 정책과 규범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의 영역'에 나서려면, 적어도 다수를 이롭게 하려는 선한 마음과 태도가 필요하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정책은 실패할 수 있어도 그 의도를 다수가 수긍하고 인정한다면 사람들은 피해라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태도가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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