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조 절대주의(suprematism)출현,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선언

20세기초 러시아 혁명 전후로 태동한 새로운 미술사조인 절대주의(suprematism)는 비록 그 기간과 활동 작가는 적었지만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 예술운동이었다.

러시아의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에 의해 선언되고 전개된 절대주의의 개요와 운동의 전개 양상, 쇠퇴 과정을 살펴보겠다.

1915년 말레비치의 전시회 <0.10>의 모습

UnknownUnknown [1],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미술사조 절대주의(suprematism) 출현,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선언 

 

절대주의(suprematism)의 개요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시작된 예술 운동이자 미적 철학으로 러시아의 화가이자 이론가인 카지미르 말레비치

(Kazimir Malevich)에 의해 시작된 기하학적 추상주의라 할 수 있다.

그 핵심은 회화의 재현성을 부정하고, 순수감성을 절대적으로 하는 비대상(非對象) 회화를 지향하여 예술의 순수성과 본질을 탐구하는 것으로, 기하학적 형태· 순수 추상화· 정사각형· 직사각형· 원· 선과 같은 기본 기하학적 형태의 사용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20세기초 러시아 혁명을 전후하여 러시아에서는 구성주의와 절대주의가 대두되었는데, 구성주의가 물질적 소재의 개발에 의해 외적인 현실로 향한 비회화적인 사조인 데 반하여, 절대주의는 2차원의 세계에서 인간의 내적인 현실에 치중한 사조라고 말할 수 있다.

절대주의의 사상은 대단히 중요한 미술의 가치 전환을 가져왔으며 그 이념은 유럽에 있어서의 추상미술의 바탕이 되었다. 기하학적 추상의 회화전개는 후에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와 바우하우스에 큰 영향을 끼쳤다.

검은 사각형, 1915

Kazimir Malevich,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절대주의의 전개

미래주의와 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은 말레비치는 1915년 시인 마야코프스키의 협력을 얻어 <입체주의에서 절대주의까지>라는 절대주의 선언을 발표하였다.

말레비치의 첫 번째 시리즈 작품들은 이차원적 색채의 형상을 지닌 구상들로 순수한 색감들의 절대성을 강조하고, 이것들은 수많은 면들의 율동감을 보여준다. 회화 외의 대상 세계와의 관계를 거부하면서 말레비치는 이 미술을 ‘비객관적’이라 명명하며, 예술에 있어서 순수한 감상이 절대라는 절대주의의 정의를 내린다.

1915년 발표된 <검은 사각형,  Black Square>은 흰 바탕 위에 검은 사각형만이 그려져 있다.

말레비치는 모든 시각적인 대상을 버리고 추상적 도형을 가장 간결하게 응축시킨 형태를 화면에 배치하였다. 이것은 검은 정방형을 기조로 하여 여기에 원·삼각형·십자형 등을 조합한 단순한 화면으로 내면의 질서에 따라서 스스로 형성되고 구성된, '자연을 훨씬 초월한 순수한 감각'의 표현이었다.

말레비치의 원, 사각형, 삼각형 등의 기하학적 추상은 구상적 이미지와 달리 어떠한 사회적 통념이나 이데올로기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알렉산더 로드첸코나 엘 리시츠키 같은 러시아의 혁명적 예술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며 당시의 부르주아지 지배계급의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낡고 진부한 예술을 거부하던 급진적인 예술가들은 말레비치의 급진적인 예술적 시도에서 프로레타리아 세계관의 실현을 꿈꿀 수 있게 했다. 리시츠키가 원 삼각형 사각형 등 기하학적 추상의 조합만으로 꾸준히 그려낸 실험적 작품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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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주의의 쇠퇴

블라디미르 레닌의 사상은 부르주아 세계와 급진적으로 단절된 혁명적 시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구습을 타파하기 위한 예술적 관행에 관대하였으며 이를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실험으로 여겼다. 

레닌의 그러한 예술관과도 관련이 있었기에 말레비치를 추종하는 일련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자신을 ‘구성주의자(constructivist)’라 자처하며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 위한 전위적인 예술 실험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탈린 정부가 들어서며 러시아의 발전된 사회주의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알리는 것만이  인민의 예술이며, 과거의 구성주의자들이 행한 온갖 예술적 실험들은 서구 부르주아 퇴폐 예술의 아류이자 모방으로 사회주의를 좀먹는 것이라고 취급하였다.

이렇게 전체주의와 획일성을 강조하는 스탈린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공식적으로  표방되며 러시아의 회화는 현실 대상을 재현하는 사실주의(realism)의 회화라는 19세기 이전의 회화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러시아는 말레비치의 예술을 개념상 모더니스트이자 부르주아로 간주했고. 말레비치가 사망한 후 그의 많은 작품들이 강제 압수되거나 파괴되었다.

<절대주의 구성: 흰색 위의 흰색>, 1918

Kazimir Malevich,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카지미르 말레비치 (Kazimir Malevich)

카지미르 말레비치 (Kazimir Malevich)

1878 ~ 1935. 러시아의 화가, 교사, 이론가
기하학적 추상주의의 창시자로 1945년 절대주의를 선언하였다.

주요 작품

<검은 사각형 Black Square>,1915
<검은 원 Black Circle>,1915
<검은 십자가 Black Cross>,1915
<절대주의 회화: 흰색 위에 노란 사변형>,1917~1918
<절대주의 구성 : 흰색 위의 흰색 Suprematist Composition: White On White>,1918
<말 달리는 붉은 기병대 Red Cavalry Riding>,1928~1932
<자화상 Self-portrait>,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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