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인터넷언론매체 뉴스버스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사건'의 피의자 손준성 검사가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정국을 휘몰아쳤던 고발사주 사건의 본질과 흐름을 살펴본다.
고발사주 사건, 검찰의 권력 사유화와 1심 판결 유죄
고발사주 사건 당시의 배경
2020.0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중앙지검장에 이성윤 임명 + 검찰 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라인 배제
2020.02 뉴스타파,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의혹 보도
2020.03 MBC, 검언유착 의혹(채널A사건) 보도, 한동훈 연루의혹
2020.04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시절부터 윤석열 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김건희와 최은순을 주가조작 혐의로 중앙지검에 고발
고발사주 사건의 시작
손준성 → 김웅, 고발장 전달
2020년 4월 3일, 4월 8일
총선을 앞둔 시점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이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김웅(검사 출신)에게 두 차례에 걸쳐 텔레그램으로 고발장과 각종 자료 전달했다.
고발장의 피고발인에는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최강욱, 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MBC와 뉴스타파 기자와 성명 미상자 등 총 11명의 이름이 있었다.
피해자로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김건희, 한동훈 3명이 적시되어 있었고 혐의는 공직선거법위반과 명예훼손이었다.
* 요약하면 검찰을 비판하고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과 채널A 사건을 보도하는 유시민, 최강욱, 황희석, MBC와 뉴스타파 기자들에 의해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이 명예훼손을 당했으니 이들을 고발하라며 고발장과 자료를 보내준 것이다.
첨부한 자료에는
- '윤총장 부인과 장모의 의혹, 검언유착 의혹에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윤 총장을 헐뜯고 비난하며 범여권의 총선 승리를 목적으로 한 계획적인 언론플레이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는 등의 당사자 입장에서의 직접적인 주장으로 읽힐만한 내용까지 있었다.
또 MBC의 '채널A 사건' 보도와 뉴스타파의 '죄수와 검사' 시리즈의 제보자에 대한 실명 판결문도 들어있었다. 개인 정보가 가려지지 않은 실명 판결문은 사건 당사자와 검사, 판사만이 출력할 수 있다.
* 검찰이 개인정보법을 위반하여 자료를 만들고,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인사들과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들을 고발하라고 사주하고, 고발되면 자신들이 수사하겠다는 발상은 사법 시스템과 국가 기강을 뒤흔드는 초법적인 발상이며 엄중한 사안이다.
김웅 → 조성은, 고발장 전달
김웅은 손준성에게 받은 고발장과 자료를 당시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조성은에게 전달한다.
김웅이 조성은에게 건넨 말
-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
- 저희가 고발장을 작성해서 드릴게요
- 꼭 대검에 접수해라, 중앙지검은 안된다
- 알아서 다 처리할 거다
이성윤이 수장으로 있는 중앙지검을 피해서 대검으로 고발장을 접수하라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공수처가 조성은의 휴대폰을 받아 복구한 통화록에는, 고발장을 접수할 때 검찰이 관련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도록 진행하게끔 상황을 설명하는 김웅의 대화가 드러난다.
"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는 거예요. 그렇게 되는 것이고..."
" 요 고발장 요 건 관련해 가지고 저는 쏙 빠져야 하는데..."
하지만 조성은은 총선을 앞두고 기자들을 고발하는 것이 당에 부담스러운 일이라 판단, 실제로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았다.
뉴스버스의 단독보도,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2021.09.02 뉴스버스 단독 보도
2021년 8월 조성은의 제보와 취재를 통해 뉴스버스가 검찰의 고발사주에 대해 단독보도를 냈다. 윤석열이 검창총장을 그만두고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서 당내 경쟁열기가 한참일 때 나온 보도는 정국은 뒤흔들었다.
뉴스버스의 보도 후 각계 반응
더불어민주당의 반응
수사 정보를 검찰총장에게 직보 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며 윤석열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손준성 검사가, 총선을 앞두고 진보 인사들과 기자들의 고발을 사주하는 엄청난 일을, 상의도 없이 독단으로 처리했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기에 민주당은 윤석열의 해명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윤석열의 반응
- 출처도 없는 괴문서다
- 확실한 증거도 없이 인터넷매체나 제보자 뒤에 숨지 말고 메이저 언론을 통해 문제제기 해라
- 공익신고자의 정체를 밝혀라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위반하는 소리)
윤석열 캠프
조성은과 박지원 국정원장의 국민의당 시절부터의 친분과 뉴스버스 보도 전 사적인 만남을 이유로 박지원의 정치공작으로 명명하며 박지원과 조성은을 공격하며 공수처에 고발했다.
김웅의 오락가락 반응
- 받긴 받았다
- 모르겠다
- 기억이 안 난다
- 손준성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거 같다, 그렇더라도 입증할 근거 자료는 없다
손준성
- 황당한 내용
- 아는 바 없어 해명할 내용도 없다
- 김웅이 손준성과 접촉 가능성을 인정하자 손준성의 해명은 궁지에 몰렸다
조성은
- 2021. 9.10 JTBC에 출연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임을 밝힘
- 2020년 총선 후 정당활동은 접었다, 7월 이후 당에 나간 적이 없다
- 알고 지내던 뉴스버스 전혁수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얘기가 나와 2020년 4월 당시의 김웅과 대화창을 보여줬다. 손준성이 검사라는 것도 전혁수 기자가 알아보고 나서야 확인되었다.
- 뉴스버스의 취재 후 보도 강행에 이견이 있었으나 워낙 중대한 사안이니 이해가 가기도 했다(최근 인터뷰)
- 공익신고자 신청
- 윤석열, 김웅이 자신을 공격하는 기자회견을 보고 황당하고, 모욕적이었다
- 윤석열과 김웅의 책임을 묻기 위해 고발하겠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진행 중 이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홍준표, 최재형, 장성민 등이 윤석열을 비판하며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수처의 수사와 검사들의 증거인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들의 증거 인멸
뉴스버스의 보도가 나간 후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손준성, 임홍석, 성상욱 검사 등은 관련자료를 삭제했다.
- 휴대폰 비번 제공 않음
- 10일 전 교체했던 PC하드 디스크 다시 교체
-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대화내역 삭제
- 검사들 간의 통화내역, 텔레그램 채팅방 삭제
- 휴대전화 초기화
-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PC 모두 포맷 초기화
* 결국 공수처는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로 불기소 결정
공수처의 수사진행
- 대검 감찰부, 조성은이 제출한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제보자가 텔레그램 메시지를 조작하거나 '손준성' 이름을 변경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 공수처,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
-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
- 공수처,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 재개
- 윤석열 측, 조성은 박지원 공수처 고발
- 윤석열 캠프 상황실장 장제원, 문재인 정부에 선서 중립 내각구성 요구 및 내각 인사 사퇴 주장
-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 윤석열 김건희 손준성 한동훈 김웅 정점식을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선거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소
- 공수처 손준성, 김웅 조사
공수처의 기소와 중앙지검의 진술 조작
2022.05.04 공수처
- 손준성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 김웅 공모관계 인정되었지만 공수처 대상이 아니라서 검찰로 이첩
- 윤석열, 한동훈 무혐의처분
- 김건희 직권남용은 무혐의 나머지 공수처 대상 아닌 것은 검찰로 이첩
중앙지검의 진술조작과 손준성의 승진
진술조작과 김웅 불기소
2022.09.29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1부(부장검사 이희동), 김웅 불기소
- 중앙지검 공공수사 1부는 텔레그램에 ‘손준성 보냄’이란 표시가 남아 있지만 손준성, 김웅, 조성은으로 이어지는 전달 과정에 3자가 끼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범죄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논리로 김웅을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면서 공공수사 1부 이희동 부장검사와 포렌식 수사관의 면담 결과 보고서를 근거로 삼았는데, 포렌식 수사관이 이희동 부장검사와의 면담에서 3자의 개입여부 질문은 받은 적도 없고, 최초 전달자가 손준성이 아닐 가능성에 대해 말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결국 중앙지검 공공수사 1부가 포렌식 수사관의 진술을 멋대로 조작해서 김웅의 불기소 이유로 삼았고, 고발사주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지검 공공수사 1부 이희동 부장검사를 국회에서 검사 탄핵소추 의결했고, 현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남아있다.
재판 중인 손준성의 검사장급 승진
대검은 2023년 자체 감찰에서 손준성 검사를 무혐의 처리했다.
고발사주 의혹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 피고인 손준성 검사는 2022년 7월 서울고검 송무부장에 이어 2023년 9월 다시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검사장급 승진을 했다.
공수처를 무시하는 검찰 내 패거리 문화와, 고발사주 사건에서 유일하게 기소된 손준성 검사를 비호하려는 권력의 속성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고발사주 사건 구형과 1심 선고 판결
2023.11 공수처의 구형, 공직선거법 위반 3년, 공무상 비밀누설 등 2년, 총 5년 구형
2024.01.31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 손준성 징역 1년 선고
- 공직선거법은 미수범, 예비 음모 등은 처벌규정 없어서 무죄
- 공무상 비밀누설 등은 유죄
- 손준성 대검수사정보정책관과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들이 고발사주 고발장 작성과 검토에 직접 관여
- 선거개입 의도를 인정
-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
- 사안이 엄중하고 죄책도 무겁다
고발사주 사건 향후 방향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정치 개입과 시스템을 무시하는 검찰 제일주의식 행태는, 정권이 들어선 후 거의 모든 사안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발사주 사건의 구조와 정황상 손준성 검사 혼자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들을 데리고 이 큰일을 벌였다는 건 누구도 납득하기 힘들다.
1심 재판결과 고발장 작성의 공범으로 인정된 수사정보정책관실의 다른 검사에 대한 재수사도 이루어져야 하고, 중앙지검의 조작된 보고서를 근거로 불기소된 김웅에 대한 수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고발사주 사건에서 검찰이 작성해 준 고발장의 피해자는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 3명으로 적시되어 있다. 손준성 검사는 고발사주 사건으로 국회에서 검사 탄핵소추에 의결되어 헌재의 탄핵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손준성 검사 당신이 정말 저 세 사람이,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들과 비판 세력들에 의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저 세 사람이 안타까워 자진해 나서서 그런 고발장을 작성해 사주한 게 아니라면,
과연 저 세 사람의 명예를 대변해 주는 게 당신 인생에 이런 일을 겪을 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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