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이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치열하게 펼쳐졌다. 역전과 재역전이 거듭되며 엘지 트윈스는 3개의 홈런만으로 8 득점을 하며 3차전의 승리를 가져갔다.
흥미진진했던 3차전의 투수와 타자의 기록들과 주요 장면을 되집어 본다.
한국시리즈 3차전 하이라이트, 역전 재역전X4, 오지환의 경기 지배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 스코어
2023.11.10(금), 수원 KT위즈파크
팀 1 2 3 4 5 6 7 8 9 R H E B
LG 0 0 3 0 0 2 0 0 3 8 11 2 5
KT 0 0 1 0 3 1 0 3 07 15 1 7
경기 기록 요약
3차전 투수 기록
LG 트윈스 선발: 임찬규, 3.2이닝 6피안타 1실점 1자책 4삼진 3볼넷 (승리투수 고우석)
불펜: 김진성(0.1이닝), 정우영(0.1이닝 2실점), 함덕주(0이닝 1실점), 백승현(0.2이닝), 유영찬(2이닝), 고우석(1.1이닝 3실점), 이정용(0.2이닝)
KT 위즈 선발: 벤자민, 5이닝 7피안타 4실점 4자책 3삼진 2볼넷 (패전투수 김재윤)
불펜: 손동현(0이닝 1실점), 이상동(2이닝), 박영현(1이닝), 마무리: 김재윤(1이닝 3실점)
타자 활약
LG 트윈스: 오지환 2안타 3타점(결승 3점 홈런), 오스틴 2안타 3타점(3점 홈런), 박동원 1안타 2타점(2점 홈런), 홍창기 3안타, 문보경 2안타
KT 위즈: 박병호 2안타 2타점(2점 홈런), 알포드 2안타 1타점, 황재균 2안타 2타점, 김민혁 2안타 1타점, 조용호 2안타 1타점, 배정대 2안타
실책, 병살타
LG 트윈스: 문성주(실책), 오지환(실책), 폭투(이정용)
KT 위즈: 장성우(실책), 박병호(병살타), 김상수(병살타)
한국시리즈 3차전 하이라이트영상, 출처 카카오티비
한국시리즈 3차전 하이라이트
단기전의 불확실성
지난 글에서 아쉽다고 언급했던 엘지 트윈스의 홍창기(3안타)와 문보경(2안타), KT 위즈의 박병호(홈런 포함 2안타)와 알포드(2안타)의 타격이 살아났다.
엘지 트윈스 외국인 타자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올시즌 오스틴은 엘지 트윈스에게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뚜렷한 슬럼프도 없었고 덕아웃에서 보여주는 활달한 성격과 달리 타석에서의 인내심도 보여주며, 뛰어난 타격으로 정규 시즌 우승의 큰 공을 세웠다.
3회 초 투아웃 주자 2, 3루 상황에서 몸 쪽으로 계속되는 벤자민의 공략에, 4번째 빠른 공이 다시 몸 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자 오스틴은 노린 듯 배트를 돌렸고 3점 홈런이 되었다. 엘지에 강했던 벤자민을 공략함으로써 타격전으로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선취점이었다.
2차전에서 불펜 투수들의 적응을 확인한 염경엽감독은 선발 임찬규를 4회에 내리고 불펜 승부를 띄웠지만 KT 타선의 공격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KT는 2021년 시리즈 우승당시 보여줬던 대로 라인업에 3할대의 타자가 포진한 것도 아니면서 타순 전체가 고르게 적시타를 때려내며 실점 후 바로 따라잡는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2차전 역전 결승 홈런으로 손맛을 본 박동원의 6회 타석, 투수 손동현의 4번째 공이 직전 공과 같은 코스로 몰리자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렸고 2점 홈런으로 재역전.
8회 고우석의 한복판 직구에 두 번 헛스윙하던 박병호가 5번째의 빠른 공은 놓치지 않았다. 재역전의 2점 홈런. 시리즈 들어 감이 좋지 않던 박병호의 장타까지 터지며 엘지에겐 이번 경기뿐 아니라 남은 한국시리즈의 판도마저 불안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오지환의 경기 지배
잦은 클러치 실책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오지배'란 별명을 얻으며 머리를 빡빡 밀고 덕아웃에서 눈물을 훔치던, 오지환의 신인시절부터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의 성장을 모두 지켜본 엘지 팬으로서, 어느새 팀의 고참이 되어버린 오지환이 올해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얼마나 간절히 염원하는지 잘 느낄 수 있다.
5회 평소 답지 않은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주고 재역전으로 3차전의 승부가 케이티 쪽으로 기운 9회 초 2 아웃 주자 1,2루 상황, 심적 압박이 클 마지막 타석에서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하는 오지환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박해민과 김현수를 직구로 승부해 2아웃 처리한 김재윤은 오스틴 타석에서도 계속되는 직구로 2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변화구로 경기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타격감이 좋은 오스틴의 범타나 헛스윙을 유도할 만큼 날카로운 변화구가 제구 되지 않았다.
오지환 타석의 초구까지 변화구가 크게 벗어나자 포수 장성우가 올라가 김재윤과 볼배합의 논의를 했다. 9회 초 2아웃 주자 2명, 케이티가 2점을 앞서고 있지만 2차전에서 홈런이 있었던 오지환과 다음타자 문보경도 오늘 2안타를 치며 타격감이 살아난 상태, 더 이상 볼 카운트가 불리해지면 경기가 어찌 흐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케이티 배터리가 제구가 안 되는 변화구 대신 직구로 다음 공을 선택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긴장감에 김재윤의 2구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고 오지환은 기다렸던 직구에 주저 없이 배트를 돌렸다. 다시 역전한 3점 결승 홈런. 어찌 보면 야구는 아니 사람이 하는 일은 우연의 조합 속에 필연의 인과로 나타난다. 뛰어난 마무리 투수 김재윤의 변화구가 오늘 좋지 않았고, 뛰어난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 후 위기의 마지막 타석에서 집중력이 좋았다.
고우석의 퐁당퐁당과 양 팀의 투수 고민
한국시리즈 1차전의 패전, 2차전의 깔끔한 마무리, 오늘 3차전의 난조... 정규 시즌에서도 가끔 보였던 엘지 마무리 고우석의 퐁당퐁당 피칭이 이어졌다. 이번 시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정우영의 투구 내용도 좋지 않고 최원태에 대한 불안도 여전하다.
시리즈 승기를 잡고 갈 중요한 경기에서 케이티 마무리 김재윤도 제구난조를 보이며 패전을 안았고 든든하던 불펜 손동현과 박영현도 2차전 3차전을 거치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은 엘지 트윈스 김윤식, KT 위즈 엄상백으로 예고되었다. 김윤식은 KT 상대로 패는 없지만 평균 자책점이 7.0으로 높고 엄상백은 LG 상대전이 없었다.
우타자 일색의 케이티를 상대로 좌완 김윤식, 좌타자 일색의 엘지 상대로 우완 엄상백의 대결이 또 어찌 흘러갈지 궁금하다. 타격전을 예상한 경기가 의외의 투수전이 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다. 이렇게 큰 경기에서의 변수는 더욱 알 수 없다.
7전 4선 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지만 4차전까지 경기에서 3승이냐 2승 2패냐는 한국시리즈의 가장 큰 갈림길이다.
1승 2패의 상황, 5차전부터 다시 엘지 홈구장 잠실로 가야 하는 케이티는 2승 2패의 균형을 맞추려는 오늘 4차전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다. 엘지 또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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